사설 탐정 제도, 빨리 합법화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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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알(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지난 2014년에 이어 5년 만에 다시 한 번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에 대해 다뤘다. 그 동안 다른 비슷한 프로그램 들에서도 많이 다뤄서 이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정말 끔찍하면서도 안타까운 사건이다. 방송을 보는 내내 그것이 알고싶다 팀의 범인을 찾기 위한 피나는 노력에 정말 박수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뭐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다시 한 번 경찰에 대한 신뢰감이 뚝 떨어졌다. 특히나 마지막에 '어떻게든 범인을 잡아야 하지 않겠냐' 라는 그알 PD의 물음에 형사의 대답이 아주 가관이었다.
증거 있어요?
기시감이 들었다. 한 달 전에 나도 00 경찰서의 한 형사에게 똑같은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증거를 찾기 위해 도움을 청하러 온 나에게 그 형사는 오히려 증거가 있냐고 물었다. 청천벽력 같은 배경 설명을 곁들여 간절히 도움을 호소 했음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그 형사는 얼굴에 오만상을 유지한 채 나의 모든 물음에 그래서 증거 있냐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 형사에게 있어서 난 그저 별 껀수도 안 되는 귀찮은 민원인일 뿐, 애초에 나의 슬픔 따위는 안중에도 관심도 없었다. OO 경찰서 OOO 형사님. 내가 뭣도 아니라 딱히 가능한 건 없지만 그래도 간절히 원하면 언젠간 반드시 이루어 진다고, 앞으로 하시는 일 마다 모두 안 되기를 제가 생각날 때마다 두 손 모아 간절히 기원 드리겠습니다.
어쨌든, 그 날 허탈하게 경찰서를 나오면서도 그랬고, 어제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을 보면서도 계속 한 가지 생각만 들었다. 우리나라도 빨리 '사설 탐정 제도'가 합법화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OECD 국가 35개 국 중에 유독 우리나라만 탐정 제도가 불법이라고 한다. 지난 20년 동안 여러 국회 의원들이 저 마다의 명칭으로 '공인 탐정법'에 대한 법안 발의가 있었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부처 간의 이견, 그리고 변호사 협회에서의 반대 등으로 탐정법은 20년 넘게 법안 발의, 자동 폐기를 반복하기만 했다.
2017년 당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민생 치안 강화를 위해 공인 탐정 제도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시에 합법화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현재는 이 역시도 흐지부지 돼 가는 것 같다.
미국과 영국은 말 할 것도 없고, 일본만 해도 2007년 법안 통과 이후로 약 6만 여명의 탐정과 6천 여개의 탐정 업체들이 활동 중에 있다고 한다. 일례로, 일본의 한 직장인은 낮에는 직장에 다니고 퇴근 후에는 부업으로 탐정 일을 한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사설 탐정 제도가 합법화 된다고 해서 셜록 홈즈나 김전일, 코난 등과 같은 드라마틱한 탐정이 나올 거라는 기대는 절대 안 한다. 모두가 우려하는 개인 정보 유출이니, 사생활 침해니 하는 부작용도 분명 있을 거다. 근데, 현재의 사설탐정 양성화 시키자는 게 사설 탐정 제도의 골자라서, 합법화 된다고 해도 이미 기존의 사설탐정 갖고 있는 부작용 말고는 사실 더 생길 것도 없다. 오히려 합법화로 인해 일자리 창출부터 해서, 하다 못해 사설탐정 현금 내던 거 카드로도 결제할 수 있게 되니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솔직히 말이 부작용 때문이지, 변호사들이 지네 밥 그릇 뺏길까 무서워 거품 물고 반대하는 게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합법화가 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 그게 맞을 거다.
무엇보다 사설 탐정 제도가 합법화 되어야 하는 이유는 피해자 가족들이 경찰 말고도 도움을 청할 곳(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이 하나라도 더 생기기 때문이다. 그거 하나 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는 있다고 본다. 그 동안 영구 미제 사건이나 실종, 미아 찾기에 관해 항상 사람이 없어서 해결 못한다는 것이 경찰의 단골 항변이었으니, 경찰 일의 분담 차원에서라도 사설 탐정 제도는 반드시 도입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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