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탐정

• 목록
• 글쓰기
• 게시판 리스트 옵션
  • 수정
  • 삭제

구미흥신소 루미노케이 증거확보 최상 기업 배우자가 알아보고 싶은 바람 외도 자료수집은 안심이용 가능한 탐정 사무소 불륜 구미흥신소 루미노케이 사실확인 최상 기업 배우자가 확인하고 싶은 바람 불륜증거수집은 확실한 탐정 사무소 불륜 구미흥신소 루미노케이 사실확인 최상 기업 배우자가 확인하고 싶은 바람 외도 증거수집은 확실한 탐정 사무소 불륜

은밀한 시작

의뢰인께서 원하시는 건, 배우자 외도 증거가 맞으신거죠?

사무소의 공기는 어딘가 눅눅했다. 여름비가 내린 탓인지, 창밖은 흐릿했고 조명 아래 그의 눈빛은 굳게 잠긴 문처럼 단단했다. 서류봉투를 건네받은 탐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의뢰인은 말없이 시선을 돌렸다. 와이프가 화장대 앞에 오래 머무는 날이면, 괜히 신경이 곤두섰다. 출근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도 머리를 매만지던 그 모습이 계속 눈에 밟혔다.

와이프가 달라졌습니다. 옷도, 화장도, 말투도... 그리고 눈빛도

그 말 속에는 수년간의 결혼 생활속에서 갈라진 틈이 숨어 있었다. 남편으로서 알 수 있었다. 누군가 있다. 분명히 있다.

루미노케이 사무소에서는 어디까지 가능합니까?

일단 배우자의 동선을 따라가며 불륜 의심을 잡습니다.
최근움직임과 감정반응까지 볼수 있습니다.
단, 증거로 제출할려면 확실해야 합니다.

의뢰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망설임은 없었다. 와이프가 남편을 바라보는 눈빛은 이제, 가족도 아닌, 의무도 아닌, 어쩌면 타인 그 자체였다. 그 즈음, 다른장소. 낯선 카페, 익숙하지 않은 손목시계, 그리고 너무도 편안한 웃음. 와이프는 테이블 건너편에 앉은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당신... 지금 너무 자연스러워요.

괜찮아요. 의뢰인이라면 다 그랬어요. 처음엔 망설이다가 결국 다 마음을 열더라구요.

와이프는 작게 웃었다. 처음, 단순한 심리 상담이라 생각했다. 남편과의 거리, 식어버린 대화, 그리고 반복되는 싸움. 어느 순간 그녀는 배우자로서의 감정을 내려놓고 있었다.

이런 사무소, 처음이에요. 이름도 특이하던데요? 루미노케이?

루미노케이 사무소, 맞아요. 복잡한 마음을 들여다보는 데는 나름 이름값 하죠.

상담은 이어졌고, 시간이 쌓였다. 대화가 싶어졌고, 증거도 쌓였다. 어느 날 부터인가, 의뢰인이 아닌 서로의 얼굴만 보게 되었다. 며칠 뒤, 사무소에서는 두 개의 의뢰서가 마주 놓였다. 한쪽은 남편의 이름, 다른 한쪽은 아내의 손글씨. 둘 다 상대의 외도 증거를 요청했다.

이럴 수도 있나요?

조수의 질문에, 사무소장은 씁슬한 표정을 지었다.

루미노케이는 마음의 흐름도 알수 있지만,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결국... 스스로 증명하게 되어 있지.

그날 밤, 와이프는 욕실에서 늦게 나왔고, 남편은 일부러 모른 척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은 오래전부터 어긋나 있었지만, 오늘은 그 균열 위로 증거의 그림자가 진하게 내려앉았다.

사무소의 그림자 사무소의 회의실엔 두 개의 서류봉투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사무소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봉투를 들었다. 둘 다 똑같은 이유였다.

배우자의 외도 증거를 확보하고 싶습니다.

의뢰인 두 분은 서로를 모르는 거죠?

조수의 물음에 사무소장은 잠시 침묵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그래. 하지만... 언젠간 마주칠 거야. 그게 언제인지가 문제지.

며칠 전. 남편은 사무소 조사관과 마주 앉아 있었다.

퇴근 시간이 불규칙해졌고, 휴대폰을 손에서 거의 안 놔요. 와이프는 달라졌어요.
말투도, 눈빛도, 냄새도.

조사관은 차분하게 메모했다.

의뢰인께선 배우자의 외도가 지속적인 행동인지, 일시적인 감정인지 확인하고 싶은신 거죠?

확인 그 이상입니다. 증거가 필요해요. 말이 아닌 기록. 사진, 메세지, 행동... 뭐든. 확실한 증거로 남을 수 있는 것들.

그럼 의뢰을 시작 하겠습니다. 배우자의 일정표나 관련 자료를 먼저 주시구요.

...그 사람은 화요일 아침엔 꼭 늦게 나가요. 그리고 금요일엔 항상 향수를 더 진하게 뿌리고 나가요.

남편의 말씉엔 분노보다도, 씁쓸함이 묻어 있었다.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하며 살아온 시간이 이미 오래였다는 듯이. 다른날, 같은 사무소 와이프도 조사관과 마주 앉아 있었다.

남편이 늦게 들어오는 날이 점점 늘어요. 향수도 바꿨고, 휴대폰 통화기록은 항상 비어있고.

조사관은 조용히 질문을 이어갔다.

의뢰인께선 배우자와의 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있으신가요?
아니면, 이 증거는 이혼 준비를 위한 건가요?

...저도 몰라요. 배우자로서 감정은 끝난 지 오래고, 그 사이 저도 누군가를 만났어요.
하지만 남편이 그럴 땐 화가 나요. 나만 그런 줄 알았거든요.

그럼 그 감정도 포함해서 조사 방향을 정해보겠습니다.

와이프는 고개를 끄덕이였고, 며칠 후 그녀도 의뢰인으로서 정식 조사를 의뢰했다. 그 대상은 바로 남편이었다. 사무소의 조사기록에는 두 사람의 일정표, 자주 방문하는 장소, 통화패턴 등이 쌓여갔다. 두명의 의뢰인이 서로 배우자로 지정한 채, 서로를 동시에 지켜보고 있는 상황. 이 모든 기록은 한 곳에 모였다. 조수는 조심스레 물었다.

이런 경우 조사 방향을 어떻게 잡으시겠어요...?

사수는 담담하게 말했다.

감정이 끼어든 사건일수록, 증거는 쟁정해야 해. 누가 먼저였는지, 누가 더 잘못했는지 따지지 말고, 그냥 남긴 흔적만 봐. 의뢰인은 감정으로 사무소를 찾지만, 우리는 감정이 아닌 사실을 모아야 하니까.

며칠 후, 남편은 루미노케이로부터 전달받은 사진들을 손에 쥐었다. 도심 속 작은 골목, 낮은 조고 아래 카페 테이블, 서로 가까이 앉은 두 사람. 와이프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남편은 그 사진을 찢지도, 던지지도 않았다. 그저 가만히 내려다봤다. 그녀의 웃음은 오래전, 자신 앞에서는 사라졌던 웃음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와이프도 봉투를 받았다. 지하주차장에서 나란히 걷는 남편과 어떤 여성. 서로 다정히 어깨를 부딪히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 남편은 진심처럼 보였고, 표정은 너무 자연스러웠다. 그녀는 사진을 꺼낸 손을 다시 봉투 안으로 집어넣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날 밤, 같은 집, 다른 마음. 서로의 외도를 눈치채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같은 침대 위, 서로 다른 두 의뢰인은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등을 돌리고 누워있었다.

증거의 실마리

이번주 금요일입니다. 배우자의 일정상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간입니다.

조사관은 목소리는 단호했다. 의뢰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봉투 안의 사진을 꺼냈다. 먼 거리에서 찍힌 흐릿한 장면, 와이프는 낯선 남자와 마주 앉아 웃고 있었다.. 평소보다 화장이 진했고, 늘 입던 차림과도 달랐다.

이게... 오늘 아침이에요?

네. 의뢰인이 알려주신 카페 위치, 그리고 배우자의 출근 루트 상에서 포착됐습니다.

두 사람, 자주 만났습니까?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주로 오전 10시에서 정오 사이입니다.

루미노케이 사무소의 기록은 그 어떤 말보다 선명했다. 사진과 위치 데이터가 말해줬다. 외도는, 더 이상 의심이 아니었다. 증거는 생각보다 조용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즈음, 다른 조사관은 또 다른 의뢰인, 와이프에게 자료를 전달하고 있었다.

이 남성분, 지난달부터 총 6차례 배우자와 접촉했습니다.
대부분 야간, 차량 내부 혹은 골목길에서의 만남이었습니다.

와이프는 두 손을 모으고 조용히 사진을 바라봤다. 남편은 여자의 손을 잡고 있었다. 남편의 표정만은 명확했다. 익숙하고, 부드럽고, 아주 오래전 자신이 사랑받던 그 시정의 모습이었다.

...누군지 알 수 있을까요?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배우자분의 직장 근처에서 자주 포착되고 있어요.
조금만 더 지켜보면 인물 식별도 가능할 겁니다.

그럴 필요 없어요.

그녀는 봉투를 다시 닫았다. 표정은 변하지 않았지만, 손끝이 조금 떨리고 있었다. 그날 밤, 서로는 같은 식탁에 앉아 있었다. 국이 식고 밥이 마른 채로 남아 있었다.

오늘 피곤했어요?

응. 좀 일이 많았어.

단순한 대화. 하지만 둘 다 알고 있었다. 서로가 같은 사무소에 의뢰했던 상태라는 것은 모르지만, 이미 서로에게서 마음이 떠났다는 사실은, 더는 숨길 수 없다는걸. 며칠 뒤, 남편은 사무소에서 새로운 자료를 전달받았다. 이번엔 호텔 로비를 나오는 장면이었다. 와이프가 그 남자가 나란히 나오는 장면. 표정도, 거리도, 충분히 가까웠다.

의뢰인, 이정도면 법적 방식로도 진행이 가능합니다.

남편은 한동안 침묵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남자는... 행복해 보이더군요.

네..?

아무리 봐도, 와이프 앞에서... 나보다 더 자연스러웠어요.

조사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배우자의 외도를 두 눈으로 확인한 의뢰인에게 위로나 조언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이 사무소는 이미 수백 번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와이프 또한 루미노케이를 다시 찾았다.

남편, 지금도 그여자와 연락 중입니까?

네. 지난 주엔 그 여자의 자택 근처에서 차량 동선이 포착됐습니다.
같이 머문 시간은 3시간 이상입니다.

조사관은 주저 없이 봉투를 꺼냈다. 사진 속에서 남편은 여자의 머리를 만지며 웃고 있었다. 손끝이 익숙해 보였다. 그 손이, 언젠가 자신을 감싸던 그 손이라는 게 이젠 너무 낯설었다.

의뢰인, 이걸 불법이 아니게....

아뇨. 잠시만요.

그녀는 고개를 떨궜다. 배우자로서 품었던 분노도, 슬픔도, 지금은 너무 멀게 느껴졌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왜 자신도 외도를 했는지,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사무소 복도에서 마주친 두 사람. 각자의 조사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려는 길. 잠깐, 시선이 부딪혔다. 그리고 이내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돌렸다. 그 둘은 의뢰인과 의뢰인, 남편과 와이프,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의 외도 상대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외도의 불안 어색한 정적이 식탁 위를 감쌌다. 남편은 천천히 숟가락을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와이프는 조용히 물컵을 들었다가, 식탁 아래로 손을 감췄다. 말을 하면 깨질 것 같았다. 말을 하지 않으면 영영 끝날 것 같았다.

우리... 다음 주엔 부모님 댁 가야지?

와이프가 먼저 입을 열었지만, 목소리는 너무 낯설었다.

응. 가야지. 간다고 했으니까.

대화는 '가야 하니까 간다'는 식의 의무로만 흘렀다. 배우자로서의 역할만 남아 있었고, 감정은 오래전에 빠져나간 듯 했다. 각자의 머릿속엔 같은 생각이 맴돌았다. '이 사람도 나처럼...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다. 며칠 전, 남편은 외도 상대와 마주 앉아 있었다. 늦은 저녁, 시내 구석진 바에서, 서로의 손을 가볍게 맞잡은 채.

요즘 얼굴이 안 좋아 보여요.

괜찮아. 그냥 일이 좀 많았어.

그게 다예요?

잠시 망설인 뒤, 남편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사실은... 와이프가 뭔가 눈치챈 것 같아.

그 순간, 의뢰인으로서 자신이 수집한 와이프의 외도 증거가 머릿속에 스쳤다. 호텔, 카페, 그리고 웃는 얼굴. 그 웃음은 이제 자신에게는 없는 것이었다.

그 사람도... 나처럼 다른 사람이 있는걸까?

그는 그렇게 중얼이며, 배우자의 뒷모습을 다시 떠올렸다. 같은 시간, 와이프 역시 외도 상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사무소의 외부 조사 담당자였다. 처음엔 단순한 조사였고, 대화였고, 업무였다. 하지만 감정은 방향을 바꾸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요즘 얼굴이 어두워요.

남편이 이상해졌어요. 말을 줄이고, 외출이 끊이지 않고... 눈빛도 달라요.

그런데 아직 같이 살고 있죠?

의뢰인으로선 이혼을 위한 증거를 찾고 있지만, 배우자로선 아직... 뭔가 정리되지 않은 감정이 남아 있어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스스로도 확신 없는 눈빛을 내비쳤다. 그 감정은 분노가 아니라, 불안이었다. 사무소 내부. 조사 담장자끼리도 분위기가 묘하게 가라앉았다.

둘 다 서로의 외도를 확인했는데,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네요.

조수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그게 무서운 거야. 행동하기 전까지는 아직 '가정'일 수 있지만, 행동하는 순간 모든 게 '사실'이 되거든.

사무소장은 오래된 사건 파일을 정리하다, 조용히 말했다.

증거가 너무 많을수록, 선택은 어려워져.

주말 아침. 와이프는 일찍 일어나 커튼을 열었다. 남편은 반쯤 누운 채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

오늘 뭐해?

아무것도. 그냥 쉬려고.

그 짧은 대화 속에도, 의뢰인으로서의 긴장감은 가득했다. 서로가 서로의 외도 상대를 추측하는 감정. 하지만 그 누구도 먼저 묻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묻는 순간, 모든 게 무너지니까. 그날 저녁, 남편은 사무소에 조용히 전화했다.

증거 자료, 다 정리 됐나요?

네. 이번 주 중으로 정식 보고서와 함께 전달 드릴 수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도 포함되나요?

의뢰인께서 원하신다면, 포함 가능합니다.

남편은 한참을 침묵했다. 그러다 낮게 말했다.

이름까지 괜찮습니다. ... 마지막 사진만 따로 보내주세요.

한편, 와이프도 메일을 열었다. 사무소에서 도착한 새로운 자료. 남편이 여성과 함께 차량에 타고 있는 모습. 그녀의 옆모습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그녀는 잠시 화면을 바라보다, 노트북을 덮었다. 숨이 막히는 듯한 순간, 하지만 울 수 조차 없었다. 그날 밤, 침실 불이 꺼진 뒤에도 두 사람은 잠들지 못했다. 의뢰인으로서의 확신과, 배우자로서의 망설임. 사무소의 증거는 확실했지만, 마음의 결정은 여전히 불확실했다. 불안은 그렇게, 조용히 두사람 사이에 머물렀다.

대면 거실의 공기가 낯설게 느껴졌다 커피 향도, 익숙한 TV 소리도, 둘 사이를 가로막은 벽 하나 만큼은 점점 더 두터워졌다. 와이프가 먼저 말을 꺼냈다.

당신, 요즘... 나 몰래 어딜 자주 가는 것 같아.

남편은 시선을 피하지 않고 바라봤다.

당신은 안 그래?

정적... 말은 짧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너무도 무거웠다. 배우자와 배우자, 의뢰인과 의뢰인, 서로사 서로를 동시에 파헤쳐온 관계였다.

구미흥신소 의뢰한 거, 알고 있어.

남편의 말에 와이프의 눈이 조금 흔들렸다.

언제부터 알아챘어?

그건 중요하지 않아. 우리 둘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게 더 중요하지.

며칠 전, 구미흥신소 내부 회의가 열였다.

두 의뢰인 모두 우리가 제공한 증거를 통해 상대방의 외도 사실을 완전히 인지한 상태입니다.
이제 남은 건, 직접적인 대면이 이루어질 때의 변수 입니다.

사무소장은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 시점이 곧 올거야. 다만 중요한건, 그들의 외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이후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거지.

밤늦게, 침실. 두 사람은 등을 맞댄 채 누워 있었다. 둘 다 잠들지 못한 채, 각자의 외도 상대의 말들이 자꾸 떠올랐다.

그 사람 눈치를 챘으면, 이제 결정하셔야죠. 끝까지 외면할 건가요?

지금 이 관계가 편해서 붙잡는 거라면, 그건 오래 못 가요.

외도 상대의 목소리와 사무소가 전해준 증거의 이미지가 교차했다. 그 속엔 분면히 웃는 자신이 있었다. 다른 사람 앞에서, 지금 옆에 누운 사람과는 전혀 다른 표정으로.

나는... 이 결혼이 그냥 익숙했던 것 같아.

남편이 먼저 입을 열었다.

누군가 날 이해해주는 느낌이, 오랜만이었어.

그 사람이 당신을 사랑하는 것 같아?

잘 모르겠어. 근데... 나도 네가 나를 사랑하진 않는다고 느꼈거든.

와이프는 입술을 깨물며 눈을 감았다.

구미흥신소 보낸 사진 봤어. 그 여자랑 있는 당신... 내가 몰랐던 얼굴이더라.

너도 그렇더라. 카페에서 웃던 네 표정... 나 처음 봤어.

그리고는 침묵. 의뢰인으로서 냉정하게 움직였던 시간들, 배우자로서 감정을 외면했던 나날들, 그 모든 게 눈앞의 사람과 겹쳐지며 무너져내렸다.

우린... 어떻게 할까?

와이프의 질문은 너무 조용했지만, 그 어떤 고함보다 무거웠다. 남편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말했다.

서로, 정리할까? 증거는 충분하고, 감정은 부족하니까.

그래. 우리, 잘 지켜본 것 같아. 끝까지.

사무소에선 마지막 보고서가 정리되고 있었다. 두 건의 조사 파일, 동일 주소지, 동일 사유, 동일시기. 하지만 방향은 달랐다. 서로를 향해, 동시에. 조수는 조용히 말했다.

둘 다 외도했는데, 서로가 서로의 외도 상대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었네요.

사무소장은 파일을 덮으며 말했다.

그래서 어쩌면, 그 누구보다 서로에게 냉정해질 수 있었던 거야.

며칠 뒤, 탐정 사무소 앞에서 남편과 와이프가 마지막으로 함께 서 있었다.

당신이 의뢰한 그날이, 내 생일이었다는 거... 알아?

...이혼하면, 생일도 관계없는 일이 되겠네.

둘은 웃지도 않고, 울지도 않았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뒤, 서로의 방향으로 걸어갔다.

마지막 봉투 루미노케이 탐정 사무소에는 아침마다 커피향과 서류 냄새가 섞여 들었다. 의뢰인은 늘 변하고, 배우자는 언제나 같은 고민을 품고 문을 열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책상 위에 놓인 흰 봉투 한 장. 보낸 이의 이름은 없었지만, 사무소장은 첫 줄을 읽는 순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의뢰인으로서 마지막 글을 남깁니다.

그들은 각자의 방향으로 이혼을 정리했다. 부부였던 시간은 숫자와 서류로만 남았고, 외도 증거들은 더 이상 법적 용도로도 쓰이지 않았다.

이건... 그냥 그 사람의 마음을 보여주는 기록이니까요.

와이프는 그렇게 말하며 모든 증거를 돌려받지 않기로 했다. 남편은 역시 탐정 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말했다.

사진은 폐기해주세요.
그땐 필요했지만, 지금은... 무게만 남아서요.

몇 달이 흘렀다. 탐정 사무소의 기록 폴더에는 그들의 이름도 사건번호도 삭제되었지만, 담장 조사관들의 기억 속에서 선명히 남아있었다.

참 이상한 사람들이었어요.
서로에게서 외도의 증거를 찾았으면서도, 끝까지 싸우지 않더라고요.

그래. 그 둘은... 서로가 외도했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해버린 거야.

그리고 지금, 그 마지막 봉투 안에는 이런 글이 담겨 있었다.

루미노케이 탐정 사무소에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땐, 단지 배우자의 외도를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알게 되었죠. 외도를 확인한다는건, 상대를 의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실은 나 자신을 확인하기 위한 일이었다는 걸요. 우린 서로에게 의뢰인이 되었고, 동시에 서로의 외도 상대에게 도망치듯 안겼죠. 그러면서도, 가장 깊이 알고 있던 사람은 결국 서로였다는 걸 끝나고 나서야 인정했습니다.
지금 저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평범한 하루르 살고 있어요.
외도가 없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고, 외도가 있었다고 불행한 것도 아니었어요.
이 기록이 탐정 사무소에 남아 다른 누군가의 결정을 돕는 작은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의뢰인, 그리고 한때의 배우자였던 사람으로 부터.

루미노케이는 편지를 접어 서랍에 넣었다. 그날의 햇살은 유난히 밝았다. 루미노케이 사무소, 오늘도 새로운 문이 열리고 있었다.

어떤 관계는 끝에서야 서로 진짜로 이해하게 된다. 오래된 익숙함 속에 감춰졌던 마음들이, 멀어지는 순간에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이 이야기는 끝났지만, 그 여운은 각자의 삶에서 계속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