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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채 고양이탐정 후기/(경기도 부천시) /먼치킨 고양이 가출 3일째, 울고 다니시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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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11-25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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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부천에 사신다는 캣맘께서 전화를 주셨다. 어떤 할머니께서 늦은 밤에 울면서 동네 여기저기를 다니시길래 무슨 일인지 여쭤봤더니 3일 전에 고양이가 잠깐 문이 열린 사이에 가출을 했고, 3일째 찾아다니고 있는데 찾을 수가 없다며 고양이와 단둘이 살고 계시고 자식 같은 고양이여서 고양이 없으면 도저히 살아갈 수 없다며 이제는 눈물만 난다고ᆢ ㅠ 안타까운 상황을 들은 캣맘께서 <고양이탐정>이라는 직업을 알려드렸더니 비용이 얼마가 들던지 상관없으니까 빨리 연락해 달라고 하셔서 < 탐정중에 평판이 제일 좋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전화를 주신 거라고 상황 설명을 해주신다. (고마운 캣맘님. 이런 분 때문에 힘과 의욕이 넘쳐 난다.^^)

밤늦은 시각에 부천 할머니 댁에 도착해서 할머니를 만나서 그동안의 상황 설명을 들은 후 열심히 찾아보겠으니까 낙담하지 마시고 희망을 갖고 기다리시라고 말씀 드린 후 동네 수색에 나섰고 빠르게 동네를 훑어 나갔다. 밤늦은 시간이어서 집집마다 들어가서 정밀 수색하는 건 한계가 있지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빼놓지 않고 들어가서 살펴보며 1시간 넘게 집주변 골목과 빌라들의 지하실 그리고 뒷마당 등을 쭉쭉 살펴보며 나갔는데 고양이는 보이질 않는다. 없어져버린 지 3일째여서 스스로 멀리 가던지 아니면 길냥이한테 쫓겨서 멀리 갔을 수도 있고 또는 누군가가 임보하고 있을 수도 있는 등 다양한 추측이 이용 가능한 상태. 모든 가능성이 있지만 그래도 일단은 동네 전체를 열심히 수색하는 게 급선무.

거의 2시간 30분 동안 동네를 폭넓게 수색해 나간 후, 범위를 더 넓혀서 집사님네 집으로부터 약 200m 떨어진 골목을 수색하던 중 어떤 골목의 막다른 담벼락 뒤의 좁은 틈 사이에서 반짝하고 반사되는 고양이의 눈빛을 발견했고 랜턴을 비춰서 유심히 살펴보니까 살짝 보이는 고양이의 얼굴이 흰색이다. 어? 혹시? 가까이 다가가면 도망칠 염려가 있어서 멀리서 사진 촬영을 한 후 확대해서 보니까 할머니네 고양이가 분명하다. 드디어 찾았다.~~~

할어니에게 고양이 찾았다고 전화로 알렸더니 놀라시며 울음을 터뜨리시고 하이 소프라노로 외치신다. <뒤쪽으로 두 번째 블록을 지나면 편의점이 있고 거기서 다시 오른쪽으로 꺾으면 놀이터가 있고 거기서 다시 어쩌고저쩌고ᆢ> 한참 후에 할머니가 골목을 찾아오셨고 계속 우시는 할머니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느라고 시간이 좀 지체. 이내 평정심을 찾으신 할머니가 고양이에게 조심조심 접근하며 이름을 불러보고 다양하게 유인해 봤으나 겁을 먹은 고양이가 좀처럼 밖으로 나오질 않고 오히려 뒷걸음질 쳐서 담벼락 사이로 들어가 버린다.

고양이가 담벼락 사이로 깊게 들어가 버렸는데 건물과 담벼락 사이의 공간이 아주 협소해서 사람이 비집고 들어갈 수가 없다. 또 무리하게 잡으려고 시도하다가는 고양이가 놀라서 멀리 달아날 수도 있기 때문에 무리한 포획 시도 절차은 배제하기로 했고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좁은 틈 사이에 포획틀을 놓고 기다리는 작전으로 결정. 3일이나 굶었을 테니까 먹이에 쉽게 유인이 될 테고 주변이 조용해지면 포획틀에 들어 갈거로 예상되는 상황. 할머니댁까지 뛰어가서 차를 갖고 왔고 포획틀을 담벼락 틈에 설치한 후 할머니와 나는 차에 와서 대기하다가 30분 정도 지나서 포획틀 확인했더니 예상대로 포획틀 속에 들어가 있는 고양이. 구조 성공~~~

고양이가 잡힌 걸 본 할머니는 큰소리로 통곡을 하신다. 3일 동안 얼마나 애를 태우셨을지 그리고 얼마나 절망적인 심정이셨을지 짐작이 간다. 할머니네 집까지는 거리가 상당히 멀어서 고양이와 할머니가 모두 내 차에 동승하여 차 타고 심야에 집으로 무사히 귀가. (그런데 겁 많은 먼치킨 고양이가 그 먼 곳까지 어떻게 가게 됐을까? 길냥이에게 쫓겨서? 아니면 누가 데려갔다가 거기다 풀어놨나?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다.)

할머니. 앞으로는 문단속 잘하시고 고양이와 함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고양이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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